
지난 글에서 ‘인간의 모든 문제는 기대와 그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온다’고 했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따라서 타인이 나에게 현실보다 과하게 높은 기대를 하지 않도록 기대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여러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중간에 집에 간다고 했다고 하자.
그 사람이 이전부터 더 있다 가라고 붙잡아도 꿋꿋하게 집에 가는 사람이었다면, 사람들이 ‘저 사람은 원래 그러니까’하고 나중에는 잡지도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몇 번 붙잡으면 좀 더 있다가는 사람이었다면, 사람들이 끈덕지게 붙잡을 것이고 그러다 정말 가버리기라도 하면 ‘저 사람 이전에는 안그러더니 왜 저래’ 같이 생각하게 된다.
어떤 사람에 대한 기대는 초기에 생성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일관된 태도를 취하는 것이 기대를 조절하기에 용이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상황적인 압박감 때문에 자신이 평소에 할 수 있는 것보다 과한 행동을 보여줘서 높은 기대를 만들고, 타인이 실망하는 것이 두려워 무리해서 그 행동을 유지하다가, 나중에 결국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타인을 크게 실망시킨다.
스스로를 쉽고 확실하게 망하는 길로 몰아 넣는 것이다.
잘못 만들어진 기대가 있다면, 이를 가장 작은 실망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때는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