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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주인의식)에 대하여

주인이 아닌데 왜 주인의식을 가지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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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주인의식)에 대하여

그때는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면 집을 꾸밀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고 심지어 고장 나도 고치지 않고 살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거주하는 집의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잠시 거쳐가는 집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분위기 속에 월세집을 자기 돈 써서 고치는 세입자가 있다는 사실에 첫째로 놀랐습니다.

<짓다> 뉴스레터 '좋아하는 장소가 집이 아닌가요?' 중

몇 달 전에 점핏 개취콘에서 '중요한 건 인터페이스야, 바보야'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점핏 개취콘
좋은 기회 감사합니다.

(강연 다시보기: 2023 두번째 개취콘, 백엔드 개발자 이야기 JUMPIT TO BACK - END)

강연이 끝나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함께 일하는 주니어 개발자 분들 중에 '아 이 친구 정말 센스있게 일한다' 라고 생각했던 분이 분명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셨을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오너십이 있는 사람과 일하는 경험이 좋았다' 라는 내용으로 대답을 했는데, 어떤 분이 유튜브 채팅창에 이런 말을 올리셨다.

"
신입한테 무슨오너까지..
직장인이 오너처럼 태도갖는사람 살면서본적이없음
오너만큼 돈받으면몰라도
"

저 말대로 오너가 아닌 사람에게 오너십을 가져야한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내 집에 아닌 곳을 빌려서 살고 있는데, 집이 내 맘에 썩 들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내가 집의 주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매일 집에 들어올 때 안 좋은 기분을 느끼고, 사람들을 초대할 때마다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점들을 얘기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내가 오너십을 가지고 집을 관리하면 집 주인이 덕을 보겠지. 하지만 그게 싫어서 오너십을 가지지 않으면 집이 좋아하는 공간이 될 수 없다.

내가 집의 주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 삶의 주인도 남에게 맡기는 것은 아닐까.


항상 오너십을 가져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 좋지 않은 상황도, 그러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

다만 내가 오너십을 가지기로 선택했는지 가지지 않기로 선택했는지 명시적으로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