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posts

나는 내가 올빼미형 인간인줄 알았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체로 '지금'의 나일 뿐이다

View count: -

나는 내가 올빼미형 인간인줄 알았지

나는 올빼미형 인간으로 살아왔었다.

중학생 때부터 게임 때문에 툭하면 새벽 2-3시에 자는 것은 기본이었고, 밤샘도 잦았다.
고등학교 때 친구가 새벽에 공부하자고 해서 며칠 하다가, 도저히 어지럽고 토할 것 같아서 1주일인가 하고 포기했다.

그러면 어때. 나는 일을 미루다가 전날 밤을 새고 나면 그럴 듯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유능한 올빼미형 인간인걸.

그러다 26살인가 훈련소를 갔는데, 바로 오후 10시 취침 새벽 6시 기상에 적응해버렸다.
일찍 깨워서 하루 종일 밖에서 움직이게 하면 일찍 잠이 올 수밖에 없다.

퇴소하고 바로 새벽 3시까지 게임해버려서 다시 이전으로 돌아왔지만, 내가 올빼미형 인간이 아니라는 것은 깨달았다.
그렇다고 당연히 아침형 인간도 아니었다. 그냥 놀고 싶으면 늦게 자고, 피곤하면 일찍 자는 인간이었다.

이것을 깨닫고 나서는 수면 패턴 조정에 자신감이 생겼다.

평소에는 많은 것을 하고 싶은 미련 떄문에 늦게 자지만,
그냥 뜬금 없이 저녁 9시에 자서 새벽 5시에 일어나 달리기는 생활도 하고,
회사 일을 다른 사람 방해 없이 하기 위해 새벽 6시 출근 오후 3시 퇴근하는 생활도 꽤 길게 했었다.

정말 이것은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지금까지 일관되었다고 해서 정말 그것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26살에 '나'라고 생각했던 것이 깨지는 경험을 했다면, 36살이 되어서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체로 '지금'의 나일 뿐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는 내 생각만 벗어나면, 훨씬 많은 부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요즘은 사업을 하다보니 새벽 6시에 일어나 명상하고 운동하고 출근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Cover Image: generated by Midjourney with prompt 'anime cute suprised owl daytime'